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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튠] 머리식힐겸 웃대글 하나 펌 ㅡㅡ(9)

벌려라조개야 2007.02.08 15:07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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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런 상상들을 해보죠.

하늘에서 돈다발이라도 안떨어지나 하다 못해 길가다 지갑이라도 주웠으면...

열심히 일해서 돈 벌 생각 안하고 불로소득을 꿈꾸는건 안타깝지만

인지상정인것 같습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지갑이나 다이어리 같은것을 잃어버린 경험도 있을것이고,

반대로 주워 본 경험들도 또 있으실겁니다.




지갑 잃어버리면 난감하죠.

안에 든 돈도 돈이지만 각종 신용카드와 또 각종 신분증들,

카드회사마다 번거롭게 전화해서 이용정지 신청하고, 더 난감한건

카드가 여러종류일땐 무슨카드가 있는지조차도 기억 못할땐

정말 발만 동동 구릅니다.




게다가 관공서하고는 그리 친하지 못한 우리같은 사람은 주민증이랄지

면허증 재발급 받기 또한 여간 번거롭고 복잡한게 아닐 수 없습니다.




저도 술먹고 지갑을 잃어버려 곤란한 경우를 몇번 당해보았습니다.

그렇다보니 본의 아니게 습득한 지갑이나 다이어리같은것은 애써

직접 주인을 찾아주려고 노력을 합니다.

물론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말이죠.







어느날인가 지갑을 한번 훔친...이게 아니지, 주운적이 있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먼길을 떠나야 하는데 뱃속에서 지난밤 먹은 쾌락과

타락의 잔재들이 아우성을 치더군요.




화장실을 찾아 맨구석의 사로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길을 가도 큰길 놔두고 뒷골목으로 다니고 화장실을 가도 꼭 구석을 선호하는

뒷골목 인생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커다란 고비를 넘기고 긴 한숨을 쉬고 여유를 찾는 순간 쓰레기통에 있기엔

어울리지 않은 물건이 눈에 확 들어오더군요.




본능적으로 냉큼 집어들었습니다.




빨간색의 보기에도 고급스러운 여성용 장지갑...

악마만 쓴다는 명품 브라다.




순간 심장의 박동소리는 궁극에 달해 시끄럽고..;;

아무튼 떨리는 손으로 지갑을 열어봤습니다.

부디 명품에 걸맞는 내용물이 있기를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돈...있을리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각종 신용카드 10여장, 각종회원카드,

명함 한 뭉테기등이 뒤섞여서 어지럽게 지갑안에 자리잡고 있더군요.

그리고 어디에 쓰려고 넣어둔건지 모를 새초롬하게 포장이 이쁜 콘돔 두개.




누군가 훔쳤던지 아니면 주워서 돈 될만한것만 가져가고

화장실에 버린것 같았습니다.




신용카드는 둘째치고 뭔놈의 회원카드는 그리 많은지...놀랍더군요.

헬스장, 수영장, 스킨케어, 미용클리닉, 등등 또 용도를 알아 먹을 수 없는

제가 모르는 여러종류의 회원카드들...그리고 ...




20대후반의 이 여성은 제가 누리지 못하고 있는 여러가지를 누리며

사는것 같았습니다.

한마디로 좀 있는 여자다 이거죠.




이 여자가 잘살던 못살던 그건 저와는 상관없는 일이고,

일단은 주인을 찾아주는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지하철 맨 뒷칸 끝자리에 앉아서 빨간색 여성용 장지갑을 꺼내놓고

안의 내용물을 정밀하게 수색하였습니다.




지하철 안의 승객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면서 말이죠.

그다지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었나 봅니다.




그녀의 전화번호를 찾는게 우선이었습니다.

각종 명함들을 훑어 보는데, 잘나가는 대기업의 남직원들이

대부분이더군요.

그리고 거의 명함을 다 넘겨갈 즈음 똑같은 명함이 여러장이 나왔고

그 명함의 이름이 신분증의 이름과 동일하다는걸 알 수 있었습니다.




"땡땡커뮤니케이션

대리 이땡땡

HP 011-****-****
010-****-****"




핸드폰도 두갠가 봅니다.

무슨 일수를 찍으러 다니는것도 아닐텐데...

졸라 무겁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단 전화를 걸었습니다.

절대 사례를 바라고 하는 행동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순수한 마음에 그리고 사회가 좀더 아름다워지기를 바라면서

하는 행동이었습니다.-_-




굳이 주는 사례는 마다할리 없겠습니다만...




혀니 : 이땡땡씬가요?...혹시 지갑 잃어버리시지 않으셨나요?


그녀 : 엇...그런데 누구신가요?


혀니 : 누구긴요 지갑 훔친...아니 주운사람이죠.


그녀 : 그러세요?...아 감사합니다...어디세요?


혀니 : 지하철이요...그리고 지갑에 돈 없었어요

누가 가져가고 버린거 같아요 진짜...제가 안가져 갔어요.


그녀 : 아...네 알겠고요...죄송한데 제가 지금 바빠서 찾으러 못갈것 같은데

시간 괜찮으시면... 이리로 좀 가져다 주실래요?...사례할께요.




둔탁한 둔기로 뒤통수를 맞는 듯한 느낌이 뭔지 알겠더군요.

지가 찾으러 와야 정상 아닙니까?

그러나 너무도 당당하고 자신있는 말투가 순진한 절 쫄게 만들더군요.




혀니 : 아 저도 지금 시간이 없는데...많이 바빠서요.


그녀 : 광화문 오셔서 전화 주시면 제가 바로 나갈께요.

고마워요 아저씨...딸깍.


혀니 : 그게 저 그게 아니고...에라이...그리고

나 아저씨 아니다 써글뇬아;;




전화매너를 시베리아에 귤까라고 페덱스편으로 보낸것 같더군요.

그냥 가까운 경찰지구대에 맡겨둘까 생각하다가 마침 제 목적지가

광화문하고 가깝기에 직접 가져다 주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전 참 착합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절대 사례를 바라고 그런건 아니었고

또 그녀와의 돌발썸씽을 바란건 더더구나 아니었습니다.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를 하고 싶었고,

그녀에게 몇마디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서였습니다.




광화문에 도착해서 전화를 하자 금새 쪼로로 달려 나오더군요.

훤칠한 키에 서구적인 외모 시원시원하고도 자신감 넘치는 걸음걸이는

전형적인 커리어우먼을 보는 듯 했고 전 그만 한눈에 그녀가




재수없었습니다.




그녀 : 지갑 가져오신 분?


혀니 : 네... 여기요 내용물 확인해보세요.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명품 브라다지갑을 수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녀 : 현금은 뭐 어쩔 수 없고...신분증, 카드...음 다 있는것 같네요...고마워요.




그리고 주머니에서 만원짜리 한장을 꺼내 제게 건네더군요.

그녀의 돌발적인 행동에 당황스러웠고 또 어이가 집을 나갔습니다.




샹... 이만원도 아니고 꼴랑 만원...-_-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혀니 : 아뇨 돈은 됐구요...다른건 다 있다니 다행이네요.

아차 콘돔도 잘있더라구요...확인 해보세요...미젠가봐요?




그녀는 순간 인상이 일그러지면서도 애써 평온을 유지하려는 듯.




그녀 : 아네...어쨋든 지갑 찾아주셔서 감사하구요...사례도 싫다니 아쉽네요.

그리고 불필요하게 남의 물건에 관심갖지 말아주세요...별로 보기 안좋네요.




혀니 : 네...그리고 그 지갑말인데요.


그녀 : 네?


혀니 : 짭이죠?




대답도 안하고 그냥 돌아서서 가는것 보니까

짭 맞는것 같았습니다.

아니 짭이 확실합니다.




당초 제 의지대로 지갑의 주인을 찾아주긴 주었으나

웬지 기분은 약오르고 약간 열도 받는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데 실천으로 일조를 했다는

뿌듯함이 절 위로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또 위에 이야기처럼은 아니지만,

누군가 잃어버린 다이어리를 찾아주다 열받은 일이 한번 더 있었습니다.







출근시간을 피해 한산한 시간에 시내를 나가려고 버스에 올랐습니다.

역시나 버스는 텅 비었고 전 습관적으로 맨 뒷자리 구석으로 몸을 던집니다.




그리고 엉덩이에 느껴지는 둔탁한 물건.

손바닥보다는 조금 큰 다이어리더군요.

누군가 자리에 앉았다가 흘리고 간것 같았습니다.




지체없이 내용물 수색을 시작했습니다.




천원짜리 몇장과 동전몇개,

주민증, 면허증, 그리고 신용카드한장, 교통카드 그리고

평범한 명함 한장을 코팅해서 소중한 듯 넣어두었더군요.




다이어리 앞장은 연인으로 보이는 사람과 찍은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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